목소리, 몸, 빛. 잭 주블레나와 에마누엘 켈리, 아흐메드 켈리, 타일러 콜로드니가 함께 구상하는 ‘황금빛 영웅들’은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과 아름다움의 기준을 넓히는 예술 프로젝트다.
서울과 평창의 패럴림픽을 경험한 한국에서 장애인 스포츠는 경기의 기록뿐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할 것인가라는 질문과도 연결된다. 서울의 사진 전시장에서 부산의 문화 공간, 광주의 예술 현장까지, 몸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는 서로 다른 관객을 만날 수 있다. ‘황금빛 영웅들’은 이러한 대화에 사진과 음악, 그리고 금빛으로 표현한 인간의 존재감을 더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소개하는 장애인 스포츠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를 읽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선수의 몸에는 기술과 훈련, 선택과 경험이 담겨 있다. 잭 주블레나의 사진은 그 몸을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존재로 바라보도록 초대한다.
황금빛 영웅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다
‘황금빛 영웅들’은 금빛 초상을 통해 장애가 있는 예술가와 선수의 카리스마, 관능미, 힘과 개성을 드러내려는 프로젝트다. 에마누엘 켈리는 글로벌 앰배서더이자 공동 창작자로 참여하며, 그의 형제 아흐메드 켈리와 타일러 콜로드니, 사진가 잭 주블레나가 함께 방향을 만들어 간다.
이 프로젝트에서 금은 메달의 색을 넘어선다. 피부 위에서 빛을 받아들이고 몸의 윤곽을 강조하며, 한 사람의 자세와 표정을 조각처럼 드러내는 시각적 언어가 된다. 사진 속 인물은 자신의 개성과 존재감을 지닌 채 관객과 마주한다.
에마누엘 켈리: 목소리에서 황금빛 초상으로
에마누엘 켈리는 2011년 호주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알려진 가수다. 당시의 무대 영상에는 그의 목소리가 청중과 만나는 순간이 담겨 있다. 이후 콜드플레이와도 무대에 오르며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 왔다.
‘황금빛 영웅들’에서 에마누엘은 촬영의 모델이자 프로젝트의 방향을 함께 만드는 창작자다. 무대 위에서 목소리로 표현해 온 에너지와 개성을 이번에는 몸, 빛, 표정이라는 사진의 언어로 전달한다.
런던에서 계획 중인 촬영은 에마누엘의 몸을 24캐럿 금박으로 표현하는 예술적 누드 초상을 구상하고 있다. 인물의 존엄성과 창작 의도를 중심에 두고, 그의 자신감과 섬세함, 관능미를 하나의 이미지 안에 담는 작업이다. 정확한 촬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아흐메드 켈리: 수영장에서 쌓아 온 힘과 존재감
아흐메드 켈리는 호주를 대표하는 패럴림픽 수영 선수이자 메달리스트다. 에마누엘이 음악과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표현한다면, 아흐메드는 훈련과 경기, 물속에서의 움직임으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 준다.
아흐메드는 로스앤젤레스 2028에서 다섯 번째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전은 앞으로의 선발 과정에 달려 있지만, 그 목표 자체가 오랜 시간 이어 온 선수 생활과 집중력을 보여 준다.
그의 황금빛 초상은 운동선수의 몸에 축적된 힘과 균형, 긴장과 고요함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구상된다. 두 형제의 사진이 함께 놓일 때, 음악과 스포츠라는 서로 다른 표현 방식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만난다.
잭 주블레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금빛 사진
잭 주블레나(Zack Zublena)는 로스앤젤레스에서 18년 동안 살아왔으며, 2016년 이 도시에서 몸을 금빛으로 칠하는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무용수와 요가 수행자, 운동선수와 예술가를 촬영하며 금, 빛, 인간의 몸이 만드는 표현을 발전시켜 왔다.
금빛은 몸의 굴곡과 근육, 움직임을 강조한다. 빛의 방향에 따라 같은 자세도 단단한 조각처럼 보이거나 부드러운 곡선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변화는 인물을 익숙한 분류로 판단하기보다 자세와 표정, 존재감 자체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고대 조각에서 오늘의 몸으로: 아름다움을 다시 읽다
밀로의 비너스와 고대 신들의 조각, 일부만 남아 있는 운동선수의 토르소는 오늘날에도 아름다움과 힘을 전달한다. 팔이나 다리가 남아 있지 않은 조각에서도 관객은 균형과 생명력, 강렬한 존재감을 느낀다.
시간에 의해 훼손된 조각과 살아 있는 장애인의 경험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은 질문을 남긴다. 몸의 일부가 없는 조각에서는 쉽게 발견하는 아름다움을, 현실의 사람에게서는 왜 충분히 바라보지 못하는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시대의 예술처럼, 아름다움을 읽는 방식은 역사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황금빛 영웅들’은 오늘의 인물을 통해 그 해석을 넓히려 한다. 금빛으로 표현된 몸은 자신의 개성과 존엄성을 지닌 현대의 초상이 된다.
전 세계 약 13억 명과 연결되는 이야기
세계보건기구의 장애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3억 명이 상당한 수준의 장애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이는 세계 인구의 약 16%에 해당한다.
이 숫자는 서로 다른 삶과 취향, 관계와 꿈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한다. ‘황금빛 영웅들’은 몇 명의 초상이 모든 경험을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사진을 통해 장애가 있는 사람의 자신감과 매력, 창작 능력과 개성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날 수 있음을 보여 주려 한다.
패럴림픽 선수의 존재감과 에마누엘 켈리의 목소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이 프로젝트는 그 에너지를 금빛 초상으로 연결하며, 존중과 관심이 함께 머무는 이미지를 구상한다.
서울의 사진 문화와 만나는 황금빛 초상
서울에서는 서로 다른 공간이 서로 다른 방식의 감상을 만들어 낸다. 삼청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찾는 관객에게는 신체와 정체성에 관한 동시대 미술의 질문이 자연스러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창동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를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문화적 접점을 제공한다.
성수동의 산업 공간을 재해석한 전시장, 한옥의 목재와 여백이 살아 있는 실내, 현대적인 갤러리에서는 같은 사진도 다르게 읽힌다. 금빛 몸과 주변 공간의 재료, 자연광과 인공조명이 만나는 방식은 관객의 시선을 바꾼다.
이는 특정 기관의 전시나 협업이 확정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국 독자가 이 프로젝트를 자신의 도시와 문화적 경험 속에서 상상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감상의 맥락이다.
부산·광주·대구·제주: 관객과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만남
부산 해운대의 해안 풍경과 도시적 공간에서는 빛과 개방감이 사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광주에서는 몸과 존엄성, 사회적 시선에 관한 대화가, 대구에서는 공연과 시각예술을 연결하는 접근이 이 프로젝트를 읽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제주의 자연과 조용한 휴식 공간에서는 황금빛 초상이 호흡과 집중, 몸의 감각에 관한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 서울의 전시장과 제주도의 명상 공간이 같은 이미지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듯, 작품과 관객의 관계는 장소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진다.
전시를 기획할 때는 작품의 크기와 조명뿐 아니라 관람 동선과 접근성, 설명문의 가독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몸을 이야기하는 전시는 다양한 관객이 실제로 접근하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음악·문화 독자를 위한 이야기
에마누엘 켈리의 참여는 음악과 시각예술을 연결한다. 그의 무대 경험과 목소리,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은 초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수를 사진으로 담는다는 것은 외모를 기록하는 일인 동시에, 소리가 멈춘 순간에도 전달되는 개성과 에너지를 발견하는 일이다.
경향신문의 문화 기사와 한국일보 등 한국 언론을 통해 문화적 대화를 접하는 독자에게도, 이 프로젝트는 음악과 예술, 장애인 스포츠가 만나는 이야기로 읽힐 수 있다. 이는 해당 매체가 프로젝트를 보도했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 독자에게 익숙한 문화적 논의의 맥락을 제시하는 것이다.
인터뷰에서는 에마누엘의 음악적 정체성, 두 형제의 관계, 금빛으로 촬영되는 경험, 그리고 잭 주블레나가 사진을 통해 표현하려는 아름다움을 함께 다룰 수 있다.
사진 연작을 넘어: 하나의 움직임을 향한 구상
‘황금빛 영웅들’의 장기적인 목표는 사진 연작을 넘어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는 문화적 움직임을 만드는 데 있다. 미투와 흑인 인권 운동, 다양한 몸을 긍정하는 운동이 각기 다른 사회적 질문을 공론장에 가져왔듯, 이 프로젝트도 이미지가 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각 운동은 고유한 역사와 목적을 지닌다. ‘황금빛 영웅들’ 역시 자신의 예술적 접근을 통해 발전해야 하며, 현재의 구상을 이미 실현된 국제적 영향력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관련된 국제적 맥락으로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가 소개하는 ‘위더피프틴’ 캠페인이 있다. 이 캠페인은 출범 당시 세계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장애인의 권리와 가시성을 강조했다. 이는 이후 발표된 세계보건기구의 약 16% 추정치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황금빛 영웅들’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대화할 수 있지만, 해당 캠페인이나 패럴림픽 기관과의 공식 협업이 확정된 프로젝트로 소개되지는 않는다.
런던 촬영에서 로스앤젤레스 2028을 향해
런던에서 구상 중인 에마누엘 켈리의 촬영은 프로젝트의 중요한 단계다. 사진의 완성도와 인물의 표현을 중심에 두고, 패션 및 문화 매체와의 편집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지큐와 에스콰이어 같은 매체는 목표로 고려되고 있지만, 표지나 기사 게재가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이후에는 다른 나라의 선수들과 함께 황금빛 초상을 확장하는 방향이 구상되어 있다. 로스앤젤레스 2028을 계기로 도심 광고와 공개 전시를 통해 국제적인 관객을 만나는 방안, 그 이후 약 2년에 걸쳐 여러 도시의 전시 공간과 공공장소를 순회하는 방안도 장기적인 비전에 포함된다.
이러한 계획은 앞으로의 협력과 장소 확보, 제작 여건에 따라 구체화될 예정이다. ‘황금빛 영웅들’은 패럴림픽을 향한 예술적 프로젝트이며, 대회의 공식 프로그램이나 후원 활동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패션과 전시 공간으로 확장되는 가능성
금빛 초상은 사진 전시뿐 아니라 패션과 속옷 캠페인에서도 다양한 몸의 관능미와 자신감을 표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가능성을 탐구하되, 특정 브랜드와의 캠페인이 확정된 것으로 소개하지 않는다.
잭 주블레나의 기존 작품이 실제 공간에서 어떻게 배치되고 경험되는지 살펴보려면, 데이비드 로이드 클럽에 설치된 잭 주블레나의 작품을 소개하는 글을 참고할 수 있다. 작품과 건축, 관객의 움직임이 만나는 방식을 이해하는 사례다.
한국의 관객과 함께 넓혀 갈 아름다움
‘황금빛 영웅들’은 아름다움을 하나의 몸이나 정해진 형태로 제한하지 않는 시선을 제안한다. 에마누엘 켈리의 목소리와 아흐메드 켈리의 운동 능력, 잭 주블레나의 금빛 사진은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사람의 개성과 힘을 드러낸다.
한국의 전시 기획자와 문화 매체, 음악 관계자, 장애인 스포츠 관계자에게 이 프로젝트는 함께 질문하고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출발점이다. 중요한 것은 사진 속 인물을 충분히 바라보고, 그 사람이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를 표현하는 과정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황금빛으로 드러나는 것은 한 사람의 존재감이다. 그 존재를 더 넓고 깊게 바라보는 순간, 아름다움의 언어도 함께 넓어진다.
